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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물고기'에 해당되는 글 1

  1. 2011.07.17 [책&영화]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
2011.07.17 20:25 책&영화&음악


 


"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"은 영화를 먼저 알게 되었다.
영화도 괜찮다는 평만을 들었을 뿐 보지는 않았다.
서점에가서 이 책을 구입한 후 읽기 시작했을 때, 굉장히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.
상영시간 117분이었던 영화가 책으로는 고작 33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단편소설이었던 것이다.
다 읽고 난 뒤에도 그저 그런 소설이구나 라고 생각했다.

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처음 읽었을 때가 언제였을까?
2009년 8월달에 구입했으니 적어도 1~2년 전에 읽었을 것이다.
이제와 뜬금없이 다시 읽고 싶어진 이유는 무엇일까?
책장에서 책을 꺼내어 "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"을 다시 읽어보았다.

그 때와는 사뭇 다른 감동이 전해져왔다.
영화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책을 다 읽고 부랴부랴 영화를 찾아보았다.

책과는 다소 다른 전개였지만, 나쁘지 않았다.
시작부터가 조제와 츠네오가 함께했던 추억들이 과거 회상형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의문을 자아낸다.
영화가 끝날 때쯔음 왜 영화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시작되었는지 깨닫게 된다.
내가 어렸을 때에 주로 읽었던 동화들의 내용을 보면 항상 마지막은 '행복하게 살았습니다.' 였다.
이 영화의 결말은 그런 동화들의 뒷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.

영화에서는 소설에서 감추어져있었던 결말을 보편적이며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으로 끌어내면서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안타까움과 슬픔을 자아내었던 것 같다.

계속 영화의 마지막이 떠오른다.
가슴아파하던 츠네오와 담담하던 조제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...





글쓴이 : 다나베 세이코
발행일 : 2004년 10월 15일

 츠네오는 무슨 일에든 금방 익숙해지는 순응적인 남자로, 아내의 이름도 어느새 그녀가 원하는 대로 조제라고 불러주었다.
언젠가, 갑자기 조제가.
" 나 말이야. 지금부터 내 이름, 조제로 할래. "
" 왜 네가 조제야? "
츠네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.
" 이유는 없어. 그냥 조제가 내게 꼭 어울리니까, 구미코라는 내 이름, 이제부터 안 쓸래."
" 그렇게 아무렇게나 이름을 바꾸며 안 돼. 시청에서 허락해주지 않을걸."
" 시청 따위가 아무렴 어때. 내가 그냥 나를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 거야. 자기, 앞으로 조제라고 안 부르면, 대답하지 않을 거야. "
츠네오는 슬그머니 그 이름을 지은 연유를 물어보았다. 소설을 좋아하는 조제는 시청에서 운영하는 순회부인문고에서 소설책을 자주 빌려 읽는데,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한다. 처음에는 추리소설인줄 알고 빌렸는데,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몇 권이나 빌려 보게 되었다.
그 프랑수아즈라는 여류작가는 소설 속 여주인공의 이름을 조제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. 조제는 이 작가의 소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. 야마무라 구미코라는 이름보다, 야마무라 조제가 훨씬 더 멋있어 보였다.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, 아니, 분명히 좋은 일이 있었는데, 조제라는 이름이 그런 행운을 가져다 준 거라고 생각했다. 좋은일이란, 그녀 앞에 츠네오가 나타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.


노랑과 검정이 만들어낸 강렬한 얼룩무늬가 움직일 때마다 햇빛을 받아 번득인다. 조제는 호랑이의 포효에 기절할만큼 놀라 츠네오의 옷가락을 잡는다.
" 꿈에 나오면 어떡해..."
" 그렇게 무서워하면서 보긴 왜 봐."
"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.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 때, 무서워도 안길 수 있으니까. ......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호랑이를 보겠다고...... 만일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, 평생 진짜 호랑이는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."


깊은 밤에 조제는 눈을 뜨고, 커튼을 열어젖혔다. 달빛이 방 안 가득 쏟아져 들어왔고, 마치 해저 동굴의 수족관 같았다.
조제도 츠네오도 물고기가 되었다.
죽음의 세계라고 생각했다.
'우리는 죽은 거야.'
.
.
.
죽은 존재란, 사체다.
물고기 같은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에, 조제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. 츠네오가 언제 조제 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, 곁에 있는 한 행복하고,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. 그리고 조제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, 그것을 늘 죽음과 같은 말로 여긴다. 완전무결한 행복은 죽음 그 자체다.
' 우리는 물고기야. 죽어 버린거야.'
그런 생각을 할 때, 조제는 행복하다
. 조제는 츠네오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깍지 끼고, 몸을 맡기고, 인형처럼 가늘고 아름다고 힘없는 두 다리를 나란히 한 채 편안히 잠들어 있다.





 

개봉일 : 2004년 10월 29일
감독 : 이누노 잇신

츠네오는 심야의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. 최근 그곳의 가장 큰 화제는 밤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다. 그 안에는 큰돈이나 마약이 들어있을 거라고 수근대는 손님들.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츠네오는 언덕길을 달려 내려오는 유모차와 마주치는데, 놀랍게도 그 안에는 한 소녀가 있었다. 그것이 츠네오와 조제의 첫만남…

 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하는 손녀를 유모차로 산책시키고 있었던 것. 그녀의 이름 조제는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이다. 츠네오는 음식솜씨가 좋고 방 안 구석에서 주워온 책들을 읽는 것이 유일한 행복인 조제와 친구가 된다. 그런데 예쁜 여자친구도 있지만 웬일인지 자꾸 이 별나고 특별해 보이는 조제에게 끌리는 츠네오. 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워지며 사랑을 시작한다.











"으~ 꿈에 볼까 봐 무서워"

"무서워? 보고 싶다며"

"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. 남자가 안 생기면 호랑이는 평생 못 봐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. 고마운 줄 알라고."

"에?! 내가?"









"아~ 그런데 이름이 뭐야?"

"조제"

"아니, 이름 말이야."

"조제라니까."

"할머니는 쿠미코라고 부르던데."

"알면서 왜 물어?"









" 츠네오, 눈 감아봐."

" 응? 응. "

" 뭐가 보여? "

"그냥 깜깜하기만 해. "

"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. "

" 어딘데? "

" 깊고 깊은 바다 속...
 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."

" 왜? "

"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. "

" 그랬구나...
  조제는 해저에서 살았구나. "

" 그곳은...
  빛도 소리도 없고,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와.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. "

"외로웠겠다."

" 별로 외롭지도 않아.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. 다만...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흐를뿐이지.
  난 두 번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거야.
 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...
  그것도...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... "



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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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likeba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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